화장실 물 내릴 때 코로나 에어로졸 20초 이상 머문다+
이영완 과학전문기자입력2021. 04. 21. 08:48수정2021. 04. 21. 09:23댓글49개
[사이언스카페- 그림참조 첨부]
화장실 변기 물을 내릴 때 발생하는 에어로졸은 1.5미터 높이에서 20초 이상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./미 플로리다 애틀란틱대
코로나 대유행기에는 화장실에 오래 머물지 않는 편이 낫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. 변기 물을 내리면 바이러스가 들어있을지 모르는 미세 입자가 20초 이상 공기 중에 떠 있는다는 것이다.
미국 플로리다 애틀란틱대의 시다르타 버마 교수 연구진은 20일(현지 시각) 미국 물리학회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‘유체 물리학’에 “대변기나 소변기의 물을 내리면 수만 개의 ‘에어로졸(aerosol⋅공기 중에 떠있는 고체 또는 액체 미립자)’이 발생해 호흡기로 흡입될 위험이 높아진다”고 밝혔다.
코로나 바이러스는 처음에 기침 또는 재채기에서 나오는 지름 10마이크로미터(㎛) 이상의 침방울(비말)을 통해 전파된다고 알려졌다. 하지만 이후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실내 공간에서는 그보다 크기가 작은 에어로졸을 통해서도 바이러스가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.
◇물 내리면 에어로졸 200% 이상 증가
연구진은 화장실에서 물을 내릴 때 에어로졸이 얼마나 발생하는지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. 연구진은 대변기와 소변기 물을 100번 이상 내리면서 다양한 높이에서 에어로졸 입자의 수를 셌다. 각각의 변기는 30초, 90초, 150초, 210초, 270초마다 한 번씩 5초간 손잡이를 누르며 물을 내렸다. 화장실은 실험 하루 전에 폐쇄했으며 깨끗히 청소했다. 환기장치는 정상으로 작동했으며, 기온은 21도, 상대 습도는 52%였다.
실험 결과 변기 물을 내릴 때 발생한 에어로졸 입자는 1.5미터 높이에서 20초 이상 머물렀다. 물을 내린 후 지름이 0.5~1마이크로미터인 에어로졸은 무려 209%나 증가했다. 0.3~0,5마이크미터의 에어로졸은 69.5%, 1~3마이크미터로 큰 크기의 에어로졸은 50% 늘었다.
연구진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람의 대변에서도 발견된다는 점에서 변기 물을 내릴 때 발생하는 에어로졸은 전염병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. 버마 교수는 “3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작은 입자가 대량 발생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감염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”며 “입자가 작으면 그만큼 공기 중에 오래 떠 있어 많은 사람에게 노출될 수 있다”고 밝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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